본 포스팅은 결혼할 때 중요한 것 5가지와 개인 후기를 공유한다. 나는 연애기간동안 서로 마음도 잘 맞고 대화도 잘 되었기 때문에 결혼 과정에 대해서 큰 걱정을 안했다. 그런데 중대사를 놓고서 서로의 가치관이 명확히 드러났다. 서로 절대로 물러날 수 없는 고집을 부리면서 엄청 격렬하게 싸웠던 기억이 난다. 이걸 어떻게 해결했는지 그 과정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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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이야기
최근에 만 35세 동생이 한명 있는데 6살 차이 나는 여성과 3년 교제를 하고 결혼하고 싶다고 연락이 왔었다. 내가 상담할 급은 아니긴 하지만 나는 결혼생활을 10년 넘게 해오면서 아내와 굉장히 잘 맞기 때문에 내 이야기를 해줄 수 있었다. 조건은 내 기준이 마지노선이고, 반드시 따져야할 것은 마음과 태도다. 이게 본 내용의 핵심이다.
1. 이성적 끌림
권태기는 무조건 온다. 안그런 사람도 있긴 하겠지만 유튜브 세대들은 지루한 걸 싫어하는 것 같다. 특히 가슴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열정이 남아있을 때는 내 남친, 내 여친보다 더 이쁘고 몸매 좋은 사람이 눈에 들어올 수 밖에 없다.
나와 내 아내 모두 연애기간동안 그런 일이 수도 없이 일어났다. 사실 비교할 수 밖에 없는게 서울에는 정말 예쁘고 멋있는 사람이 많다. 근데 이걸 이겨낸 결정적인 계기가 있었다. 서로가 원하는 이성적 끌림에 더 신경을 썼고, 어느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찰떡궁합의 대화, 말투, 행동에 집중했다. 한마디로 천생연분이라는 걸 서로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보통 3~5년 정도 만나면 남자는 별로 꾸밀 생각을 안한다. 대화주제도 고갈되기 때문에 할말도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이 되면 서로가 지겨워진다. 그러니까 바람필 수 밖에.
나는 지금 아내가 원하는 걸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물론 나를 비난하듯이 몰아세운 게 마음에 들진 않았지만 그 덕분에 내가 지금도 파운데이션을 바르고 입술에 색을 넣는다. 키 185cm가 넘는 키인데 어깨 너비가 부족해서 거의 10년 넘게 어깨 운동을 빼먹지 않는다. 지금은 어딜가든 든든한 체격이다. 아내는 단순히 화장만 하지 않는다. 지금도 열심히 엉밑살 없애려고 노력하고 있고, 애플힙 만들려고 필라테스를 다닌다. 내가 뒤태를 좋아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2. 가정 환경
가정 환경까지 얘기 나올정도면 안하는게 맞다. 본인하고 맞지 않는 것에 대해서 이유를 자꾸 찾아서 합리화시키는게 목적이다. 본인은 상대방한테 맞출 마음이 없고, 상대방한테는 나에게 맞춰라고 강압적으로 요구하는게 문제다. 가정 환경 드립은 여기에서 시작되는데 자꾸 다른 프레임을 씌워서 중요한 걸 매도하려고 하지 말자.
가정 환경 프레임을 굳건히 믿는 순간 다른 이성을 못만난다. 새로운 이성을 만날 때 뭔가 잘 맞지 않으면 또 가정 탓을 하면서 헤어질 준비를 한다. 세상에 본인하고 100% 딱 맞는 사람이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것이다. 나와 아내의 부모님 경제력은 비슷하지만 가정 환경은 다르다. 나는 무뚝뚝한 촌사람이고, 아내는 애교가 철철 넘치는 사랑꾼 부모님 밑에서 태어났다. 지금 나는 아내덕분에 애교쟁이가 되었다.
3. 대화
다음 항목부터 실질적인 결혼 과정에 대해서 얘기를 할 것이다. 그 전에 서로간에 대화가 중요하다는 걸 먼저 얘기하고 넘어가겠다. 아내는 그 당시에 나를 부모님에게 어떻게 소개해야할지, 결혼 얘기를 어떻게 꺼내야할지 고민이 상당했다. 나는 반대로 주거 문제에 집착했다. 남자로서 경제력이 없다는 걸 보여주기 싫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당시에 나는 잘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우고 사업한다고 고생하던 시절이라서 상대방 부모님에게 나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이 되었다. 이 문제에 대해서 아내는 한 술 더 떴다.
이걸로 엄청나게 싸운 기억이 난다. 아내도 극도로 예민해졌고, 내 기분은 상할때로 상한 상태. 결혼 준비하는 순서를 가지고 엄청 싸웠다. 서로 가치관이 다르다보니까 고작 한두가지 절차가 바뀌는 것 가지고 맨날 싸웠다. 결혼 얘기를 안하면 그렇게 잘 맞는데, 결혼 얘기만 나오면 서로 강철같이 변해서 부딪힐때마다 소리가 났다. 절대로 양보하지 않고 이해하지 않는게 문제라는 걸 알면서도 싸웠다.
결혼 과정을 얘기하는 건 한쪽이 물러나야 해결되는 것이 대부분이라서 타협이 잘 안되었다. 그래서 나는 기브앤 테이크 전략을 사용했다. 내가 하나 얻으면 아내도 이득보는 걸 하나 제시했다. 예를 들어서 내가 주거문제부터 해결하고 부모님께 결혼 승낙을 받자고 얘기를 했는데, 아내는 반대로 하자고 했다. 그래서 내가 주거문제를 알아서 해결할테니 아내한테는 혼자서 승낙을 받아라고 했다. 이게 잘 해결되면 같이 부모님을 뵈러 가자고 제안했다.
니가 먼저~~, 니가 예전에~~, 니가 했자나~~ 이런 식으로 계속 대화하면 해결이 안되더라.
4. 주거 문제
우리나라 평균 결혼 적령기에 근접한 일반인들은 집을 가지고 있을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깝다. 능력이 안되는게 아니라 그냥 못사게 되어있기 때문에 이걸로 자격지심을 가진다거나 그러지 말자. 그래서 보통 결혼하는 시기에 맞춰서 부모님 도움을 받거나 아니면 자립해서 전월세집을 구하게 된다. 주거 비용을 계산하는 과정은 1분이면 끝난다. 둘의 통장을 오픈하고 호갱노노에 들어가서 실거래가를 보면 끝. 대출은 보통 시세의 50~60% 정도 나오니까 결정이 바로 된다.
그런데 여기에서 각자의 가치관, 성격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아내는 좀 철없는 얘기일지 모르겠지만 그 당시에 주변 회사 동료들과 비교를 하기 시작했다. 이성적으로 아파트를 살 수 없다는 건 알겠는데, 그 현실도 답답하고 동료들과 비교되는게 너무 짜증나서 한동안 말을 안하더라. 나는 아내의 이런 모습을 보고서 실망을 많이 했다. 돈 얘기만 나오면 나는 굉장히 현실적인 사람이 되기 때문에 불필요한 감정 소모는 원하지 않았다. 서로 돈에 대한 가치관이 달랐던 것이다.
아내의 감정적인 부분을 해결해줄 순 없었다. 그래서 주거 문제는 내가 알아서 하겠다고 했고, 아내한테는 일절 신경쓰지 말라고 했다. 차라리 생각을 안하는게 나으니까. 그리고 나는 용기를 넣어줬다. 우리는 부모님 도움없이 스스로 문제를 헤쳐나가는 거라고 말이다. 남들하고 굳이 비교를 해서 우위에 있고 싶다면 더 가치있는 곳에 의미를 부여하자고 했다. 웃기게도 막상 이사를 다 하고 집을 세팅하니까 기분 좋다고 펄펄 뛰었다.
5. 결혼식 문제
이건 남자들이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영역이다. 오로지 여자들을 위한 이벤트이기 때문에 절대로 부정적인 언급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돈이 얼마가 들든 여자의 말을 다 들어줘야한다는 건 아니다. 스튜디오 촬영할 때 꽃장식에 300만원이 들어가는 것, 제주도 스냅 촬영을 두번하는 것 등등 여자가 원하는걸 다 맞춰주되 금액에 상한선은 약속하면 된다.
주거문제를 해결하면서 아내도 돈에 대해서 이성적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대화는 수월하게 끝냈다. 결혼식 비용으로 총 5천만원으로 합의를 봤고, 여기 안에서 최대한 사용하자고 했다. 그 과정에서 결정하는 건 전부 아내 몫이었다. 나보고 적극적이지 않다고 하소연한적인 10번 정도 넘었는데, 이건 전부 다 위임한 것이라고 상기시켜주면서 싸움을 일으키지 않았다. 주거 문제는 나, 결혼식 문제는 아내가 해결하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행복한 고민을 할 때마다 옆에서 결정하기 쉽도록 텐션을 끌어올려주긴 했다. 1번부터 5번 항목까지 종류는 다르지만 결국은 이성적 끌림과 대화가 가장 중요하다. 이 얘기를 동생한테 전달해주니까 있는 그대로 여자친구에게 가서 브리핑을 했다고 한다. 일주일 전에 성공적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지금 유럽으로 신혼여행중이다.
지금까지 결혼할 때 중요한 것 5가지에 대해서 알아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