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포스팅은 내가 실제로 경험한 것을 바탕으로 사회초년생 결혼 준비 과정 3단계에 대해서 소개한다. 양가 허락, 집 문제 해결, 결혼식 준비 순으로 내용을 정리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부분을 꼬집어서 해결할 수 있는 방법까지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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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기 전에
결혼을 생각하는 사회초년생분들은 아마 이 단계가 인생에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태반일 것이다. 나도 그런 줄 알았는데 이후에 미션처럼 따라오는 인생의 굴곡은 더 살아보면 알게 된다. 오늘 소주제로 잡은 3단계 결혼 준비 과정은 생각만 해도 걱정만 앞서는 것들이다. 초등학교부터 수능을 거쳐서 대학도 나오고 취업까지 했던 일련의 과정들을 평가받는 느낌이 굉장히 강하기 때문이고, 그걸 단 하나의 수단으로 모든 것이 증명이 되는데 그게 바로 돈이다.
그러니까 결혼 과정에서 필요한 요소는 3가지다. 사랑, 참을성 그리고 돈.
3단계에 대해서 내 나름대로 순서대로 정하긴 했지만 절대적인 순서가 아니다.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하나만 생각해도 다른 게 걱정돼서 스트레스만 폭발하게 된다. 결혼 과정은 종합예술이면서 창작이라곤 전혀 통하지 않는 꽉 막힌 절차이기 때문에 본인만 열심히 노력한다고 될게 아니다. 이런 점을 미리 인지하고 준비를 한다면 눈높이를 내려놓고 마음 편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사랑하는 마음이 클수록 결혼 과정이 짧을수록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
1. 양가 허락
고소득층 또는 사회적 위치가 높은 직업군의 부모님에 대한 선입견이 있기 마련인데 네이트판과 같은 커뮤니티를 돌다 보면 과거나 지금이나 여전한 태도를 보이는 것 같다. 나는 경험이 없다 보니 내 시각에서 얘기를 하려고 한다. 나와 배우자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부족함 없이 자랐다. 연애 시절부터 서로 자라온 환경이 비슷하고 부모들의 생각도 비슷하다는 것을 공유했기 때문에 양가 부모님의 허락을 받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순탄하지는 않았는데, 가정환경이 비슷하다는 것은 서로 대화하는 수준이 비슷하다는 것뿐이지, 가치관이 100% 비슷하다는 뜻은 아니다. 아무리 자식이 좋다고 해서 상대방의 직업, 소득, 재산을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결국 돈 얘기인데, 이미 살만큼 사신 분들이기 때문에 인생에서 돈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는 분들이라 충분히 만족할만한 조건을 갖추서 양가에 허락을 받아야 한다.
보통은 각자의 부모님에게 이 부분을 물어보지 않는 자녀들이 많다. 서로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소개하는 자리부터 만들다 보니 가장 중요한 소득 조건에서 서로 의견이 맞지 않아서 깨지는 경우가 많다. 나는 사업을 하기 때문에 수입이 들쑥날쑥했는데, 장인어른이 내 나이 때부터 사업을 해왔고 그동안 가족에게 큰 피해를 준 경험이 많았기 때문에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서 굉장히 불안해했다. 물론 내 배우자가 공무원이라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었는데도 불안해하는 걸 보면 장인어른의 인생을 내가 다 들여다보지는 못하지만 딸을 가진 아버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사회초년생은 완성형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인정받으려면 가장 중요한 게 안정적인 수입 창구다. 사업을 한다고 하면 그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빠르게 안착시켜야지만 결혼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물론 상위 1%가 아닌 이상 어렵기 때문에 사업을 하는 분들은 늦게 결혼하는 게 일반적이다.
2. 집 문제 해결
또 돈얘기를 해야 해서 참 안타깝긴 한데 어쩔 수 없다. 3가지 전략을 추천한다. 서로 원하는 방법이 있는데 타협이 안된다고 한다면 여기서 결혼 생각은 접는 걸 추천한다. 부동산은 재산 규모가 가장 큰 요소인데, 여기에서 서로 맞지 않을 때 원만하게 해결할 수 없다면 다른 건 안 해봐도 뻔하다.
부모님 도움
이때 증여세 문제 때문에 부모님과 첫 갈등을 겪게 되는데, 다행히 최근 세법 개정안으로 결혼자금 1억 5천만 원에 대해서 증여세를 면제받을 수 있다. 양가 둘이 합치면 3억 원까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런데 나는 개인적으로 자립해서 결혼준비를 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거부감이 있다. 그래서 나는 도움을 받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뭔가 이걸 빌미로 해서 양가 부모들에게 더 잘해줘야 하고 서로 눈치 보는 그런 게 생길 수밖에 없다. 결혼비용으로 누가 더 많은 돈을 냈는지 따지기 시작하다 보면 부부싸움할 때마다 이걸로 트집 잡게 되는 것 같다.
전세 또는 매매 대출
둘 다 눈만 낮출 수 있다면 3억 원 이하의 신혼집을 마련하는 것은 일도 아니다. 자본금 5천만 원 정도만 있으면 나머지는 정부에서 주는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로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으로 내 집 마련을 하고 싶어 하는 분들이라면 30년, 40년 동안 이자내면서 이렇게 살면 된다. 나는 첫 시작을 전세대출로 했는데 이렇게 하다 보니까 양가 눈치도 안 보고 서로 경제적으로도 부딪히는 일이 없다 보니 훨씬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할 수 있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면, 사회초년생이 가진 게 뭐가 있다고 갑자기 수억씩 하는 아파트를 떡하니 사서 산다는 게 말이 안 된다. 본인 주제도 모르면서 부모 도움받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고 살다 보면 결국 자립심이 없어서 결국엔 큰일이 생길 때 혼자서 해결을 못한다. 이런 사람들을 보면 자존감이 낮아서 다른 사람들하고 비교하고, 시기 질투하는 게 기본이다. 내 주변에 이런 사람들 진짜 많다.
월세
나는 전세 이후에 월세로 전환을 했는데 가장 만족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대출 이자를 내는 것과 비교를 하면 차라리 월세가 나은 편이다. 왜냐하면 월세는 유동성이 있어서 언제든지 내 인생이 바뀌면 주거 환경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인생을 살다 보면 자의든 타의든 변화라는 게 생기게 된다. 물론 축복을 받아서 한자리에 평생 머무를 수 있는 사람은 예외다. 그런데 한번 생각해 보자. 본인이 삼성전자를 다닌다고 해서 거기에서 평생 다닐 수 있을 거라는 보장이 있나? 그리고 배우자, 자녀 모두가 거기에서 정착해서 살 거라는 보장이 있나? 이 부분은 보험도 없다. 30세 중반쯤 지나다 보면 가족들의 거취가 어느 정도 결정되는데 이때까지는 월세로 살면서 내가 평생 거주할 지역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월세 살이는 준비과정인 것이다.
그리고 월세는 본인 목돈이 크게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자산을 모아서 재테크하기 좋다. 돈이 묶이는 게 없기 때문이다. 주택 매매로 대출을 하게 되면 초반에 계약금 1억 원 넘게 들어간다. 그리고 매달 원금을 갚아나가야 하는데 결국 그 집에 돈이 묶이는 셈이다. 재테크는 꿈도 못 꾸고 은행한테 돈 갖다 바쳐야 한다.
3. 결혼식 준비
나의 경험을 기준으로 얘기하면, 남자들이 여자 눈치를 가장 많이 봐야 하는 단계다.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의견 대립이 있을 경우에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없다는 것으로 매도당할 수 있기 때문에 8할 이상은 여자의 의견을 따라주는 게 좋다. 대신 집문제에서 남자가 주도권을 더 가져가는 것으로 타협을 보는 것을 추천한다.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은 여자들의 로망, 비교대상,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총 망라한 것이기 때문에 이걸 축소하거나 무시한다면 앞으로 결혼생활 내내 서운한 것을 들어줘야 한다.
각자 원하는 것 들어주기
대체적으로 남자보다는 여자가 원하는 게 더 많다. 남자들은 귀를 열고 그녀가 뭘 원하는지 들어주자. 각 요소별로 돈 얘기를 꺼내게 되면 절대로 타협이 안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엄청나게 큰돈이 들어가는 건 사실이지만, 여자는 이성적으로 판단해서 예산에 맞춰서 하려는 마음이 우선이 아니다. 만약에 돈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이런 과정은 단지 허례허식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여자를 만났다면 본인은 축복받은 남자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다 들어주면 안 되고, 서로 총 지출할 예산에 대해서는 타협을 해야 한다. 그 안에서 원하는 것을 다 할 수 있도록 자유를 주는 게 가장 깔끔하다. 유튜브에서 결혼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대기업 다니는 일반 사람들이 최대한 욕심을 내서 5천만 원까지도 예산을 잡았다고 한다. 우리도 이 안에서 타협을 보면 되겠다.
웨딩플래너 알아보기
웨딩플래너를 해야 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을 하는 분들이 있는데, 여행으로 따지면 패키지여행을 할지 자유여행을 할지 고민하는 것과 같다. 여행은 사실 준비할게 별로 없기도 하고 인터넷에 널린 게 정보이고, 본인이 한두 번 다녀와봤으면 혼자서 자유여행을 계획하는 건 정말 쉬운 편에 속한다. 그런데 결혼은 알다시피 여러 번 경험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물론 예외는 있겠지만. 어찌 되었든 초혼이라고 한다면 무조건 웨딩플래너를 이용해서 모두를 지키는 것이 현명하다.
결혼식은 총 3가지 단계를 거친다. 스냅, 스튜디오, 본식(=결혼식장). 식장을 대관해서 걸어갔다가 노래 좀 부르고 나오는 것만 제대로 하면 되는 거 아니냐고 할 수 있는데 이건 거의 남자들의 인식이다. 여자들은 3가지 전부 다 완벽해야 하는데, 그중에서도 요즘에는 스냅과 스튜디오에 혈안이 되어있다. 어떤 커플은 스냅만 3번 찍는 경우도 있다. 우리말이다.
3가지 단계에서 모든 일정을 조율하고 준비를 해주는 비서가 바로 웨딩플래너다. 물론 전부 다 맡기면 돈이 그만큼 올라가고, 일부만 맡기면 돈이 줄어든다. 보통은 스냅과 스튜디오를 제외하고 본식만 맡기는 경우가 많다. 그들도 결혼을 해봤을 리 없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분들이 담당자가 되거나 내가 너무 웨딩플래너에게 모든 걸 맡겨버리면 내 결혼식은 망한다고 보면 된다. 큰 틀만 짜주는 것으로 만족을 해야 되고 세부적인 건 본인이 직접 챙겨야 실패하지 않는다.
결혼 과정은 실패와 성공 2가지만 있을 뿐이다. 실패로 얻을 수 있는 경험 따위는 없다. 한번 망하면 다 끝이다.
내가 준비할 것 알아보기
앞서 결혼식 과정은 스냅, 스튜디오, 본식 3가지 단계로 구분되어 있다고 했다. 이렇게 나열한 것은 가격 순인데, 보통 100만 원, 400만 원, 2,000만 원 이런 식으로 비용이 들어간다. 각각 필요한 준비물은 동일한데 본식이 최고 끝판왕이고, 스냅과 스튜디오는 본식에서 필요한 것들에서 조금씩 제외시킨다. 남자분들은 이걸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데, 3가지 단계 모두 촬영장소라고 보면 된다. 우리 커플이 주인공이고 나머지는 들러리일 뿐이다. 거기에서 화보 같은 사진과 영화 같은 영상을 찍는 게 결혼식 과정의 핵심이라고 보면 된다. 이쪽 계열에서 일하시는 분들이라면 경험이 워낙 많기 때문에 식은 죽 먹기로 일처리를 할 것이다.
스냅과 스튜디오는 웨딩플래너에게 맡기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는 경우가 많은데, 굉장히 쉬워서 그렇다. 스냅은 야외 촬영을 뜻하는데, 인스타에서 사진작가를 수소문 한 다음에 연락해서 조율하면 끝난다. 주인공 둘을 꾸미는 것만 신경 쓰면 되고, 촬영장소와 사진 콘셉트는 사진작가가 알아서 다 해준다. 제주도로 많이 가는 편인데, 본인들을 꾸밀 줄 모르는 분들은 헤어, 메이크업, 의상을 한꺼번에 해결해 주는 샵이 있으니까 거기에 의뢰를 하면 된다. 우리 둘은 각자 잘 꾸미는 편이라서 직접 준비를 했다.
스튜디오도 스냅과 비슷하다. 실내에서 촬영하는 것만 다른데 이 때는 간단하게 찍는 게 아니라 수천 장에 달하는 웨딩 사진을 찍는 과정이라서 돈도 제법 비싸다. 야외처럼 배경이 이쁘지 않기 때문에 꽃장식 업체에 전화해서 무대를 꾸민다. 욕심을 부린다고 하면 200만 원 정도 들어가는 편이다. 본식으로 가서도 식장이 이쁘지 않으면 꽃장식으로 도배를 하게 된다. 연예인들 하는 걸 들어보면 3억 도 들어간다는 얘기가 있는데, 우리 같은 일반인들은 500만 원 선에서 해결해도 충분하다.
나도 처음에 꽃장식을 굳이 왜 해야 되냐고 이해가 안 된다고 막 얘기를 했었는데, 사진 결과 나온 거 보니까 진짜 다르긴 다르더라. 남자들은 여자들의 미적 감각에 토를 달지 말고 그냥 하자는 대로 따라가자.
조언
내용이 참 길었다. 상당히 긴 여행을 한 것 같은 느낌이 드는데, 말로 얘기해도 이 정도 수준이라면 실제로는 얼마나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지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둘 다 돈을 아끼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면 최대한 아끼라고 조언하고 싶다. 경제적으로 보면 나한테 돌아오는 것 하나 없이 오로지 업체들에게 돈을 버리는 행위다. 그런데, 어느 한쪽이라도 돈보다는 과정에 욕심을 낸다면 이성적인 타협보다는 그냥 맞춰주는 걸 추천한다. 보다시피 과정 자체에서 선택해야 할 것도 굉장히 많고 죄다 돈이다. 하나하나 반박해 가면서 이해타산적으로 따지기 시작하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없는 돈을 대출받아가면서 소비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상대방이 돈 생각 하나도 안 하고 무조건 하고 싶은 거 해야겠다고 억지를 피우면 그 사람과는 결별하자. 내가 추천하는 것은 총지출 예산만 서로 약속을 하고 그 안에서 세부적인 것들은 원하는 사람한테 맞춰주는 것이다. 우리는 4,000만 원까지 약속을 했고, 이 안에서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쓰자고 했다. 결국 500만 원이나 남아서 서로 사이가 더 돈독해졌다.
지금까지 사회초년생 결혼 준비 과정 3단계에 대해서 알아보았다.